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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기념, 한강 - 소년이온다

박형주 카테고리 : 쉼표, 책 한잔 조회수 : 19
링크 https://blog.naver.com/hyojunest/223656135661

주 제 : 한강 작가 2024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소년이 온다

활동내용 :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읽어보고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자.

노벨문학상의 저력과 함께 5.18 민주화 운동의 그날로 돌아가보자

 

참석인원 : 박형주, 이영미, 김지혜, 박소정

- 활동 1. 내 인생에 힘이되어준 따뜻한 말 읽고 소감 나누기

- 활동 2. 우리나라 최초 노벨문학상 작가인 한강 작가의 작품인 소년이 온다를 읽어보고 더불어 이웃도시 광주의 비극과 그 당시의 생활상을 느껴보고.. 노벨문학상 작가는 어떻게 그 시절을 그려내었는지 함께 공감하며 이야기를 읽어나가 본다.

 

책장을 덮어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이야기

끝나지 않는 오월, 피지 못한 아이들의 영혼을 위한 간절한 노래

 

소년이 온다19805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철저한 고증과 취재를 바탕으로 한강 특유의 정교하고도 밀도 있는 문장으로 그려낸다. 5·18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소년 동호는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것을 계기로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들을 관리하는 일을 돕게 된다. 매일같이 합동분향소가 있는 상무관으로 들어오는 시신들을 수습하면서 열다섯 어린 소년은 '어린 새' 한마리가 빠져나간 것 같은 주검들의 말 없는 혼을 위로하기 위해 초를 밝히고, ‘시취를 뿜어내는 것으로 또다른 시위를 하는 것 같은시신들 사이에서 친구 정대의 처참한 죽음을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정대는 동호와 함께 시위대의 행진 도중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쓰러져 죽게 되고, 중학교를 마치기 전에 공장에 들어와 자신의 꿈을 미루고 동생을 뒷바라지하던 정대의 누나 정미 역시 그 봄에 행방불명되면서 남매는 비극을 맞는다. 무자비한 국가의 폭력이 한순간에 무너뜨린 순박한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과 무고하게 죽은 어린 생명들에 대한 억울함과 안타까움이 정대의 절규하는 듯한 목소리로 대변된다.

5·18 당시, 인구 40만의 광주 시민들을 진압하기 위해 군인들이 지급받은 탄환은 80만발이었다고 전해진다. 이런 엄혹한 분위기 속에서도 국가의 부조리에 맞서도록 어린 그들까지 시위현장으로 이끌었던 강렬한 힘은 다만 깨끗하고도 무서운 양심하나였다. 그렇게 아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숭고한 심장의 맥박을 느끼며 수십만 시민들이 모여 만든 위대한 양심의 혈관을 함께 이루었던 것이다. 소설은 동호와 함께 상무관에서 일하던 형과 누나들이 겪은 5·18 전후의 삶의 모습을 통해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비극적인 단면들을 드러내 보인다. 살아 있다는 것이 오히려 치욕스러운 고통이 되거나 일상을 회복할 수 없는 무력감에 괴로워하는 이들의 모습은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당시 수피아여고 3학년 시절에 5·18을 겪은 김은숙'전두환 타도'를 외치는 데모로 점철된 대학생활을 포기하고 작은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면서 담당 원고의 검열 문제로 서대문경찰서에 끌려가 일곱대의 뺨을 맞기도 한다. 봉제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고귀한 우리자신을 지키기 위해 노조활동을 하다 쫓겨난 임선주는 이후 양장점에서 일을 하다가 상무관에 합류하게 되고, 경찰에 연행된 후 하혈이 멈추지 않는 끔찍한 고문을 당한다. 상무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대학생 김진수역시 연행된 이후 모나미 볼펜고문, 성기 고문 등을 받으며 끔찍한 수감생활을 했고, 출소 후 트라우마로 고통받다 결국 자살하고 만다. 소설은 이러한 국가의 무자비함을 핍진하게 그려내면서 유전자에 새겨진 듯 동일한 잔인성으로 과거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는 인간의 잔혹함과 악행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 박형주 : 먼저 한강님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접하고 너무 궁금했던 책을 읽게 되어 반가웠음

그리고 이 소년이 온다가 광주 5.18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아 신기하기도 하고 우리 역사에 무척 중요한 한 부분을 한강 작가님 덕분에 한번 더 짚고 넘어갈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과연 노벨문학상 작가다운 유려한 문체들과 흘러가듯 지나는 깊은 공감의 이야기들이 한순간 예전의 광주로 나를 불러들였다.

모처럼 아픈 소설이기는 하였으나 소설속으로 깊게 빠져들어 이야기 속에서 한참을 헤어나오기 힘들었던 멋진 소설이었다.

 

* 이영미 : 전남 지역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광주의 아픔을 어찌 모를수 있을까. 소년이 온다는 무척 아픈 이야기였다. 사람이 왜 사람에게 그런 일을 저질렀을까.. 라는 질문을 오랫동안 달고 있어야 했던 소설

살면서 여전히 그 질문은 답을 찾지 못했지만 부족한 감상이나마 한자 적을 수 있어서 의미있는 시간이다.

 

* 박소정 : 이제는 내가 선생에게 묻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인간은, 근본적으로 잔인한 존재인 것입니까? 우리들은 단지 보편적인 경험을 한 것뿐입니까?

우리는 존엄하다고 착각 속에 살고 있을 뿐, 언제든 아무것도 아닌 것, 벌레, 짐승, 고름과 진물의 덩어리로 변할 수 있는것입니까? 굴욕당하고 훼손되고 살해되는 것, 그것이 역사 속에서 증명된 인간의 본질입니까?(p. 134)

소년이 온다를 보고.. 한강이 얼마나 대단한 작가인지를 알게 되었다. 단순히 글을 잘 쓰는 것이 아닌.. 구성과 진행 방식과 화자의 감정 구도가 너무너무 멋있었다.

무엇보다 번역없는 한강의 그대로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하다.

너무 밀접하고 자세히 기술되어 있어서 소설이 아닌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읽는 뉴스같은 이야기였고 그 시대를 멀리서라도 바라보았던 세대로써 마음이 너무 아팠다.

 

*김지혜 : 광주 사태 당시를 부모님은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이유없이 사람들을 잡아가고, 때리고, 장애를 안게되는 사람들도 있고.. 죽은 사람들도 많았던 그때... 그동안 그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무서워 제대로 보지도 못했었습니다. 두렵고 무서운 마음이 컸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 다시금 우리가 기억해야할 역사이고 결코 잊혀져서는 안되는 진실 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름답다고 이야기 하기엔 너무 아픈 이야기들입니다. 하지만 모두에게 잘 기억되도록 적어주신 작가님께 너무나 감사합니다.